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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상식_24(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

작성자 : 살레^^ 작성일자 : 2014.02.08 조회수 : 2484

뜻을 알면 전례가 새롭습니다(39가지 전례상식). -정의철 신부님 지음-

 

성탄 대축일에는 왜 서로 다른 세 대의 미사가 있나요?

 

<미사 경본>을 보면 예수 성탄 대축일 당일에는 밤미사’, ‘새벽미사’, ‘낮미사의 세 대 미사가 있으며, 각 미사마다 고유 전례문이 있습니다. 이 세 대의 미사 외에 1224일 저녁에는 전야 미사를 드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다른 축일과 달리 성탄 당일 세 대의 미사가 있는 것은 교황청 전례에 기원을 둔 것으로서 로마의 여러 교회에서 행해지던 지역 예배와 관련이 있습니다.

원래 성 레오 대교황(440-461년 재임) 시대까지만 해도 성탄 때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낮 미사 한 대만 드렸습니다. 밤미사와 새벽미사는 후에 생긴 전례인데, 그 기원은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인정한 에페소공의회(431) 이후 사람들은 이를 기념하여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건설하였습니다. 그 다음 세기에는 사람들이 베들레헴의 구유 유물을 로마에도 모시기 원해서 성모 마리아 대성당곁에 구유경당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예수 성탄 대축일에 이 경당에서 베들레헴에서 행해지는 것과 비슷한 밤 전례를 지내기를 열망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성탄 밤미사의 기원입니다.

또한 로마에서는 1225일에 팔라티노 언덕에 있는 성녀 아나스타시아 성당에서 성녀 기념일을 지냈습니다. 이 축일은 이 성당 곁에 있는 왕궁에 살던 비잔틴 권력자들이 지내던 것이었습니다. 교황은 이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성탄 미사를 드리러 성 베드로 대성당에 가기 전에 성녀 아나스타시아 성당에 들러 성녀를 기리는 미사를 드렸습니다. ‘성녀 아나스타시아 성당에서 계속 미사를 드리다가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뒤 교황은 그 성당의 주보 성녀를 기념하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이 미사 때 예수님 탄생에 관한 기도문들을 사용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탄 새벽미사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예수 성탄 대축일 밤에는 성모 마리아 대성당의 구유 경당에서, 새벽에는 성녀 아나스타시아 성당에서, 낮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전례를 거행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11세기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의 전례가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서 드리는 것으로 대치되었고, 이로써 성모 마리아 대성당은 온전히 성탄 대성당이 되었습니다.

교황청의 전례서들이 이탈리아와 알프스 이북으로 퍼져 나가고, 카를 대제가 이 전례서들을 자기 왕국에서 사용함에 따라 세 대의 성탄 미사는 전 서방교회에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런 전통에 따라 오늘날에도 온 교회는 예수 성탄 대축일에 밤미사’, ‘새벽미사’, ‘낮미사의 세 대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