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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예로니모의 기도(레지오 훈화)

작성자 : 방글이 작성일자 : 2014.01.29 조회수 : 2620

  성 예로니모는 젊은 나이에 시리아의 갈치스 근방에 있는 사막에서 은수자가 되려고 했다. 거기에 있는 동안, 성인은 아주 심한 우울증에 빠진 적이 있었다. 성인이 그의 비탄의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중,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셨다고 한다.

 

  예로니모는 현시를 보는 즉시 무릎ㅁ을 꿇고 깊이 경배하며 통회하는 마음에서 큰 손짓으로 자기 가슴을 쳤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물으셨다:

  "예로니모, 너는 내게 무엇을 바칠 수 있느냐?"

   예로니모 성인은 기뻐하며 즉시 대답했다"

  "주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제일 첫째 제게 가장 어려움을 주는 이 사막에서의 외로움 바치겠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말에 흡족해 하며 고맙다고 하신 후 다시금 물으셨다:

  "예로니모, 그 외에 무엇을 더 내게 바칠 것이 있느냐?"

   예로니모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저의 금식과 배고픔과 목마릅을 바칩니다."라고 말하면서 자기는 해가 지기 전에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는다고 좀 더 상세히 설명하기까지 했다. 그러자 십자가 위의 예수님은 그 말에 깊이 감동하시면서 고맙다고 하셨다. 사실 예수님 자신도 사막에서 40일 동안 금식의 경험을 하셨으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같은 질문을 또 하셨다:

  "그 외에 또 무엇을 내게 줄 수 있는냐, 예로니모?"

  사실 예로니모는 대답에 궁해 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는 가끔 너무 말이 많은 편인 사람이었다.

  "매일 밤을 새워 하는 밤 기도들과 시편 기도들, 그리고 저의 모든 성경독서를 바칩니다."

 

  그때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미소로써 그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셨지만 질문을 반복하셨다. 그러나 예로니모는 여전히 대답을 찾아냈다:

  "제가 애써 노력하며 사는 독신생활과 이 황무지의 위로 없는 생활과 뜨거운 낮과 추운 밤들을 모두 바칩니다."

 

  그렇지만 이제 차츰 예로니모는 아직도 주님께서 이 모든 영웅적 희생들에 만족치 않으시는 것에 낙담이 되어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면서 두 손을 들었다. 예로니모가 두 손을 들어 항복하고 난 후 방안은 아주 조용해졌고, 시리아 사막 자체도 온통 깊은 침묵에 빠진 듯 하였다. 그때 예수님은 사랑스러운 눈초리로 예로니모를 바라보시면서 말씀하셨다:

 

  "단 한 가지 네가 잊어버린 것이 있구나, 예로니모야. 내가 용서할 수 있도록 너의 죄들을 내게 다오."